2023. 12. 29.
로컬의 발견 C.STATION : 탐방형_남해 편
로컬의 발견 C.STATION은 “지역에서 연결되고, 도전하며,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슬로건으로 공주, 전주․완주를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남해를 방문했는데요. 남해는 어떤 지역자원을 활용해서 로컬브랜딩을 했을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남해를 오고 싶고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가고 있는지 만나보았습니다.
[브랜디드 로컬 콘텐츠 제작소 : 카카카-오를라섬] @cacacaontheshore/ @horla.island
남해의 첫 방문지는 ‘카카카’가 운영하는 비건 프렌들리 식당인 ‘오를라섬’이었습니다.
오를라섬의 대표 메뉴인 비건 커리를 먹으며 카카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카카카는 서울에서 남해로 귀촌한 문화기획자, 연구원, 그래픽 디자이너인 청년들이 모여 만든 브랜디드 로컬 콘텐츠 제작소입니다.
카카카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역량을 기반으로 색다른 아이디어와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남해가 가지고 있는 이슈인 인구감소, 청년의 유출, 지역의 물리적․사회적 고립 등을 문화예술 기반의 기획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카카카는 밀양소통협력센터와 함께 055워커스, 커뮤니티 랩 2기 ‘무럭무럭 시즌 3 : 남해의 겨울편’을 운영하며 지역 청년, 예술가, 활동가들이 고립되지 않고 지역과 나의 일상을 채우는 활동도 하고 있답니다.
지역의 기획자로서 꼭,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보다는 나 자신이 좋아서, 내 일이 좋아서,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좋아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이것이 지역과 연결이 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판타지 촌라이프 : 팜프라] @farmfra_official/
팜프라는 판타지 촌 라이프를 꿈꾸는 이에게 필요한 인프라를 만드는 조직입니다.
팜프라가 말하는 인프라는 지구와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지역에서 살아가 는데 필요한 공간, 제품,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유지황 대표님의 강의에서는 주거에 대한 고민과 해결을 담은 이동식 목조주택 제작 워크숍인 ‘코부기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꿈꾸는 촌 라이프를 실험하기 위한 살아보기, 벌어보기의 공간인 ‘팜프라촌’을 만들게 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팜프라는 농사를 짓는 모든 활동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농업을 정의하고, 농업을 실천하는 조직으로써 농기구를 만들고, 농사를 지을 때 입는 옷을 만들고, 삶의 바탕이 되는 주거 공간을 만드는 교육을 하는 등 농사와 관련된 농업의 일들을 해나갔습니다.
팜프라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은 남해의 두모마을입니다.
이곳에서 팜프라는 지역 자원 보존과 재생을 위한 기획과 디자인도 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지역민들, 이주민들, 남해 밖의 사람들과 다양한 연결을 하고 있습니다.
강연 이후 두모마을의 사무장님의 안내를 받아 마을 구경도 했습니다.
남해 두모마을은 농촌과 항구가 함께 있는 특별한 마을입니다.
풍부한 지역 자원들을 활용한 체험활동이 가능했고, 이 체험들은 기업체나 개인이 아닌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공동체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모마을의 모습을 보면서 밀양에도 공동체의 어울림이 빛을 발하고 있는 밀양의 마을들도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당신이 남해에 심는 문화의 씨앗 : 돌창고] @dolchanggo/
다음으로는 유휴공간이 된 남해의 양곡과 비료를 저장하기 위해 이용했던 옛 돌창고를 전시장, 카페, 스튜디오로 재생한 문화 공간인 돌창고를 방문했습니다.
창고에서 최승용 대표님의 강의를 들었는데요. 강의를 들은 카페는 돌창고와 짝을 이루는 방앗간이었다고 합니다. 과거 방앗간이었던 정체성을 이어받아 미숫가루를 개발해서 판매하며, 돌창고에서 보관했던 남해의 특산품인 마늘, 시금치, 고구마 등을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카페는 단지 음료와 디저트를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 작가, 일반 대중, 지역민, 창작자 등이 한숨 돌리며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용되기를 바라며 기획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공간은 보건진료소로 쓰였던 건물인데요. 현재 돌창고 기획자들의 작업실로 활용함으로써, 돌창고의 기획자들이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연구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카페 앞에 자리 잡은 돌창고는 지역색이 묻어나는 미술전시와 음악공연을 하는 전시홀로 쓰이고 있는데요. 저희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미숫가루에 쓰일 곡식들을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이곳들만 보더라도 옛것을 보존하고 지역의 창작자들을 연결하여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은 물론, 미술전시, 음악공연을 통해 지역에 잊혀 가는 이야기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돌창고의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남해에서 진행했던 다양한 재생 사업 이야기와 지역자원을 해석했던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이렇게 옛것을 다시 활용하고 있는 남해를 보며 지역의 자원들을 단순히 복원하거나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여 재탄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지역의 자원들은 죽었다 살아난 적이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재생이라는 말보다는 재활이라는 말을 더 선호한다.”는 최승용 대표님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행복한 마을공동체 : 동고동락협동조합]
동고동락협동조합은 ‘나의 문제’와 ‘지역의 문제’를 연결하고, 그 문제를 공동체로 고민하고 해결하는 마을공동체입니다.
남해 상주에 있는 상주중학교가 지속된 인구감소로 인해 폐교 위기를 맞았고, 이때 대안학교로 전환되며 자녀의 입학을 위해 귀촌하는 가족들이 생겼다고 합니다.
귀촌한 학부모와 기존 지역민이 지역의 문제인 ‘인구감소’와 나의 문제인 ‘자녀 학습, 돌봄’ 등의 문제에 대한 ‘대안적 삶’을 고민했고, 내린 결론은 아이들을 잘 키워내려면 온 마을이 힘을 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동고동락이 바라보는 지역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소멸위기 학교를 교육의 전환을 통해 소멸위기 극복의 핵심자원으로 만들고, 이를 마을 정체성으로 강화하며, 관광객이 아닌 마을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해서 이를 중심으로 개별 지역 자원이 아닌 마을 브랜딩으로 구축하는 전환으로 자립을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학교의 변화를 통해 학생이 지역으로 들어오고, 이어 학부모까지 지역에 정착하면서 마을에 병원도 들어오게 되었다는 주민분의 말씀이 마을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가득 담겨있었습니다.
[오고싶고 살고싶은 밀양을 고민하다.]
탐방 후 진행한 참여자 워크숍 시간에는 여러 공동체와 콘텐츠, 사람 등 다양한 지역자원을 만나본 소감과 각자가 꿈꾸는 밀양의 새로운 가능성은 무엇이 있는지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당사자성이 반영될 수 있는 소통 구조를 만들고,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에 직접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프라이드 상승 기회를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밀양다움을 찾아 밀양의 정체성을 확립하면 좋겠다.”, “다양한 공동체가 형성되면 좋겠다.”, “이주민에 대한 환대의 문화와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하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눴어요.
열띤 토론의 모습을 보면서 밀양의 문제에 애정과 관심을 두고 다양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이제 C.STATION의 모든 탐방 일정은 끝이 났지만, 우리가 오고 싶고 살고 싶은 밀양을 만들기 위한 고민과 실천은 시작되고 있습니다.
C.STATION을 통해 얻은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 밀양소통협력센터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함께 오고 싶고 살고 싶은 밀양을 그려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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