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캠 전격취재 : 내부자들③ <토브>

씨캠 전격취재 : 내부자들③ <토브>

작성자
관리자
게시일

2023. 8. 29.

분류
사람
씨캠 전격취재 : 내부자들③ <토브>

이번에는 밀양소통협력센터 공간기획팀 매니저 📺토브(박정민)님을 만나봤다. 그는 충청도 출신이지만 줄곧 서울에서 지내다 올해 초 밀양소통협력센터에 합류했다고 한다. 주말에는 틈나는 대로 전기자전거와 쏘카를 타고 밀양 곳곳을 누빈 덕분에 밀양 정보에 밝기도 하다. 특히 맛집과 카페 정보에도 밝다. 매주 한 번 이상은 돼지국밥을 먹어야 할 정도로 밀양에 푹 빠진 토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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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소통협력센터는 직급보다 닉네임을 호칭으로 사용하는 게 유명하죠. ‘토브’란 닉네임을 사용 중이신데 무슨 뜻인가요?

📺 ‘토브’는 성경에서 신이 천지창조 후 세상을 바라보며 한 말인 ‘참 좋았더라’의 히브리어입니다. 뜻이 마음에 들어 예전부터 닉네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변화한 세상, 점점 좋아지는 세상을 꿈꾸다 보니 ‘토브’란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세상의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하는 일련의 과정을 좋아합니다.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련의 과정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었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 노동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대학 시절에는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어요. 서울살이에 생활비를 스스로 벌어야 했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아르바이트만 하며 보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막내가 기업 현장 실습을 나갔다가 말도 안 되는 일을 겪는 걸 보고 청소년노동권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하게 됐어요. 그때야 비로소 저의 정체성 또한 대학생이 아닌 알바노동자에 가깝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걸 계기로 노동 이슈에 관심이 생겼고, 노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했습니다. 노동현장에서는 서울혁신파크유니온에서 활동하며 중간지원조직 노동자의 노동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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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군요. 그러다 밀양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밀양을 선택한 계기가 있었을 텐데 무엇이었을까요.

📺 전에는 서울혁신파크 사무국에서 입주단체 지원 및 공간 관련 업무 그리고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지원과 거버넌스운영 등을 수행했었습니다. 그러다 서울시청 계약직으로 청년정책팀 청년거버넌스 업무를 맡게 됐어요. 중간에 시장님이 바뀌며 하고 있던 업무가 축소되었고 제대로 일 한번 못해보고 나오게 됐죠. 그 후 춘천혁신센터와 충남사회혁신센터의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다양한 지역 활동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다 밀양소통협력센터 채용 공고를 보게 된 것이죠.

밀양에 처음 왔을 때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 우선은 밀양분들이 굉장히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서울과 다른 인구밀도 때문인지 사람의 공백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공백을 느끼셨군요. 저는 그 공백이 좋더라고요. 서울의 밀도에서 벗어난 해방감이라고나 할까요. 여하튼 현재 밀양소통협력센터 공간기획팀에서 일하고 계신데 팀에서 어떤 일을 벌이고 있나요?

📺 ‘공간’이 단순히 공간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 속에서 특별한 무언가와 스키마로 연결되는 과정을 통해 ‘장소’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통해 단순한 공간을 ‘가능성이 있는 장소’로 변모시키는 것이 공간기획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현재 시민분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며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여러 가지 공간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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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벌였던 프로그램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 밀양소통협력센터는 예전 밀양대학교 캠퍼스 내 3호관 건물을 소통협력공간으로 바꾸는 일을 해나갈 예정인데 3호관 옥상에 시민 팝업가든 워크숍을 진행했었어요. 옥상텃밭정원 가꾸기를 통한 시민 관계 형성 프로그램이었는데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또한 ‘MY파쿠르’라고 파쿠르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낡은 캠퍼스 안에서 파쿠르를 한다고 하면 무엇보다 위험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먼저 드는데요. 어땠습니까?

📺 파쿠르는 일종의 몸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 몸을 자유자재로 제어해 위험으로부터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이번 파쿠르 프로그램의 목적이었어요. 특히 여성 파쿠르 프로그램은 굉장한 호응을 받았어요. 무엇보다 지역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을 밀양에서 선보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참가자가 시간이 지날수록 저마다 파쿠르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해나가는 걸 보고는 파쿠르는 변화의 에너지를 마련하는 움직임이란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특히 페미니즘과 파쿠르 철학이 연결되면서 파쿠르 개념이 확장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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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과 파쿠르의 연결이라니 흥미롭군요. 좀만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 서울에서 보았던 여성 파쿠르 프로그램은 파쿠르의 몸짓이 어느 순간 ’해방‘이 되는 경험을 통해 페미니즘을 실천하고 있었어요. 파쿠르의 어원은 프랑스어 parcours, ‘길’이라는 뜻에 있습니다. “파쿠르는 있는 길을 가는 게 아니라 없는 길을 새로 내는 활동”이라는 코치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난생 처음 해보는 동작을 통해 ‘특정한 몸, 특정한 동작만 정상으로 보는 사회규범’과 ‘사회가 용인하는 여성상’을 깨는 것이 이번 여성 파쿠르 그룹의 핵심 방향이었어요.

그렇군요. 파쿠르 프로그램을 앞으로도 지속하면 좋겠네요. 자, 그럼 화제를 바꿔 볼까요. 밀양에서 안 가본 곳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어디가 가장 좋았나요?

📺 5월의 위양지는 무조건 가야 합니다! 아무리 사람이 많더라도 말입니다. 이팝나무 군집과 오래된 기와집이 그림처럼 어울린 모습을 보노라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느껴집니다. 또한 위양지 부근의 ‘밀양요’라는 도예 공방 겸 찻집도 굉장히 좋습니다. 꼭 한번 가보세요. 아, 여름의 얼음골도 추천합니다. 얼음골에는 실제로 얼음이 있어 깜짝 놀랐어요. 그 더운 밀양에서 이렇게 시원한(심지어 추운) 곳이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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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골이란 이름은 과장이 아니었군요. 신기하네요. 많이 다니셨으면 맛집도 잘 아실 것 같은데 토브의 밀양 맛집 베스트 3곳을 뽑는다면?

📺 내이동에 있는 ‘인삼돼지국밥’이 영순위입니다. 지인이 밀양을 찾아오면 무조건 데려가는 곳입니다. 그리고 국밥집 바로 옆에 있는 ‘일품어탕’집과 ‘만복쭈꾸미’ 이렇게 세 곳을 꼽고 싶네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 지금 사이버대학원에서 거버넌스 관련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만 접했던 거버넌스 운영을 이론적으로 깊이 있게 접근하고 싶어서 시작했는데요, 글쎄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겠지만 앞으로도 시민 거버넌스 쪽에서 일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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